케이토토와 스포츠서울이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들을 선정해 해당 종목이 처한 현실과 활성화 방안을 짚어보는 네 번째 기획인 아이스하키 부흥에서 희망의 빛 보는 하키를 발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케이토토가 스포츠서울과 함께 스포츠선진국으로 가는길, 종목 다양화에 있다는 슬로건과 함께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공동기획을 지속적으로 연재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이스하키 부흥에서 희망의 빛 보는 하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필드하키 한국 선수단 은메달. <스포츠서울DB>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대회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덕분에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에 아이스하키 열풍이 불었다. 아이스하키가 얼음 위에서 하는 것이라면 푸른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하키도 있다. 기원을 따지면 아이스하키보다 하키가 먼저라 할 수 있다. 아이스하키는 스틱의 양면을 모두 사용하는 반면 하키는 평평한 한쪽 면만 사용하는 등 차이점도 많다. 아이스하키는 아직 올림픽 메달을 따낸 적 없지만 국내 도입 71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하키는 국내에서 열린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에서 메달밭을 제대로 일궜다.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으며 하키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대표팀 은메달이 전부일 정도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며 인기도 시들해졌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에 어느덧 익숙해졌지만 ‘설움’을 먹고 자란 나무가 ‘희망’의 꽃을 피우듯 아름다운 중흥을 꿈꾸고 있다.
◇ 하키 보기는 봤는데….
하키는 야구, 축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와 달리 일반인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종목이다. 두 팀 사이에 스틱과 공을 사용해 경기장 양 끝에 위치한 상대편 골대 안에 공을 넣는 경기다. 득점은 잔디 위 골대 쪽에 크게 그려진 스트라이킹 서클 안에서 공격측이 슛한 것만이 인정되고 서클 밖에서의 슛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 팀의 선수는 포워드 5명, 하프백 3명, 풀백 2명, 골키퍼 1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물론 전술에 따라 선수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팀당 18명의 선수명단을 제출하고 횟수에 관계없이 수시로 선수교체를 할 수 있다. 경고 이상의 벌칙을 받은 선수는 그 벌칙이 풀릴 때까지 다른 선수로 교체될 수 없다. 공은 발로 차거나 몸으로 받아선 안된다. 스틱으로만 공을 다뤄야 한다. 스틱을 어깨보다 높이 들어 공을 치면 안되고 상대를 때리거나 발을 거는 등의 위험한 플레이는 허용되지 않는다. 골키퍼는 예외로 서클 안에서만 공을 발로 찰 수 있다. 경기는 4쿼터제로 실시하며 한 쿼터당 15분씩 진행된다. 1, 3쿼터 종료 후에는 2분 휴식, 2쿼터 종료 후에는 10분 휴식을 가진다. 무승부일 경우 조별 예선전 경기에서는 연장전을 치르지 않고 일반적으로 순위 결정전부터 연장전을 7분 30초씩 2번 실시한다. 그러나 ‘서든데스(Sudden Death)’로 득점이 되는 순간 경기는 끝난다. 연장전에서도 득점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승부타 페널티 슛아웃을 실시한다. 심판은 2명으로 경기장을 반으로 나눠 반씩 담당하게 된다.
경기용구로 스틱과 공이 필요하다. 스틱의 머리 부분은 휘어져야 하고 왼쪽 면만 평면이되 말단 각부에 모난 부분이 있어선 안된다. 스틱의 휘어진 머리부분의 길이는 편평한 부분으로 측정했을 때 2.5㎝가 넘으면 안된다. 무게는 최대 28온스(794g), 최소 12온스(340g)로 정해져있는데 보통 17∼22온스(481.9∼623.7g)짜리를 사용한다. 굵기는 지름 2인치 링을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전에는 나무 소재의 스틱을 써야했지만 최근에는 골프채에 사용되는 그라파이트로 만들어진 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스틱끼리 자주 부딪히는 만큼 나무 스틱은 잘 깨졌지만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진 스틱의 수명은 좀 더 긴 편이다. 공은 원 모양으로 단단하고 표면은 부드럽다. 흰 가죽 공을 정식으로 사용하고 대회에 따라 콤포지션 또는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기도 한다. 복장은 보통 깃이 달린 셔츠를 입고 정강이 보호용구를 부착한다. 골키퍼는 보호장비인 헤드 프로텍터와 장갑을 사용한다.
◇ 생활체육으로 발돋움할까?
1947년 6월 7일 조선하키협회 창립과 함께 한국에 하키가 본격적으로 소개됐다. 그 해 대한체육회에도 가맹했지만 6·25 전쟁으로 인해 흐름이 끊겼다. 하지만 조선하키협회 창립 약 10년 뒤인 1957년 9월 15일 대한필드하키협회가 생겼다. 1년 뒤에는 국제하키연맹과 아시아하키연맹에도 가입했고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됐다. 국제대회에도 얼굴을 내밀며 조금씩 성장해갔다. 1966년 방콕 아시안게임 대 처음 국내 선수로만 팀을 구성해 6위를 차지한 한국은 20년 뒤인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선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첫 은메달을 따낸 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여자대표팀은 1990년 중국 베이징 아시안게임, 1994년 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8년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4위,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로 정상에서 내려왔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대표팀 역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한국의 전략 종목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선 달랐다. 1988년 이후 추가한 메달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대표팀 은메달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남자대표팀이 은메달 뿐이다. 2000년 이후에는 20년 가까이 올림픽 메달 사냥에 실패했고 그 사이 하키는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지만 변화의 기운이 일고 있다. 예전엔 국가대표팀 구성이 주니어 이상으로 한정됐지만 올해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태국에서 하는 유스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 처음으로 어린 대표팀을 구성해 출전시킨다. 더 멀리 내다보고 성인 국가대표로 클 수 있는 꿈나무들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더 큰 그림도 그린다. 하키협회는 일반인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하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11명보다 적은 인원이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하키를 보급 중이다. 하키협회 관계자는 “하키가 허리를 굽혀 스틱으로 공을 다뤄야하니까 허리에 무리가 갈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 내내 굽히고 있는 게 아니다. 잔디 위에서 정해진 기구를 들고 해야하니 한계는 있지만 그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유스올림픽은 5인제로 정식 코트의 1/3 정도 크기의 작은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다. 축구의 풋살 개념이라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유럽에선 생활체육으로 3인제도 있고 5인제 월드컵가지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많이 알려져 생활체육으로 발전시키면 겨울에도 실내에서 삼삼오오 모여 하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키협회는 2년전부터 유소년 하키교실을 운영 중이다. 13개 시·도 약 500명 정도의 어린이들이 하키를 접하고 즐기고 있다. 하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넓히는 동시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 체육으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