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토토가 스포츠서울과 함께 비인기 종목 활성화를 위한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한국 스포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앞으로 아이스하키, 복싱, 레슬링, 역도 등의 주제로 연재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비인기종목 활성화 특별기획]
국가대표 김현성, 잠자리 잡는게 아니랍니다
라크로스 여자국가대표팀 김현성. 경주|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m
[경주=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잠자리 잡아요?” 또는 “메뚜기 잡아요?”
이 말은 라크로스 국가대표팀 김현성(27)이 밖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라크로스는 크로스(그물달린 스틱)라고 불리는 스틱을 사용해 경기를 하는데, 이 스틱이 얼핏 보면 잠자리채 같아 보인다. 라크로스가 많이 알려진 북미 지역에선 크로스를 들고 다니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엔 생소한 종목이라 사람들 눈에 신기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김현성은 “한 번 시작하면 절대 헤어날 수 없다”라며 라크로스의 치명적 매력을 설파했다. 그녀도 처음엔 재미삼아 시작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시절 후배가 라크로스 팀을 만들며 참여를 권했다. 태권도와 육상처럼 개인종목을 한 그녀에게 단체경기는 조금 낯설었지만 팀 스포츠도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시나브로 빠져들게 됐다.
김현성은 라크로스의 첫 번째 매력으로 두뇌싸움을 들었다. 농구나 미식축구처럼 쓸 수 있는 전략이 무궁무진했다.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면서 쉴 새 없이 머리싸움을 해야했다. 스틱에 달려있는 그물망으로 공을 받고 공격하는 방식도 신선했다. 도구를 이용한 패스는 속도가 빨라 핸드볼이나 배구보다 속도감이 훨씬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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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로스 여자국가대표팀 김현성. 경주|배우근기자kenny@sportsseoul.co
운동량도 많았다. 김현성은 어린시절 천식을 앓은 탓에 찬바람이 불면 늘 기침을 달고 살았다. 그러나 축구장 크기의 운동장에서 골대 뒤편까지 넓게 활용하는 라크로스를 하고 난 뒤 거짓말처럼 기침이 사라졌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태극마크도 달았다.
아직 비인기 종목이라 불편한 점이 많다. 우선 장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해외직구로 구입하고 있지만 직접 만져보고 사는게 아니라 늘 조심스럽다. 국내에는 수리업체도 없어 고장나거나 부러지면 무조건 새 장비를 사야했다. 리그가 활성화되지 않아 국내 경기가 적다는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대표팀의 기량은 세계 중상위권 수준이다.
지난 21일 경주에서 막을 올린 ‘2019 아시아 환태평양 라크로스 대회’에선 정상을 노린다. 김현성은 “메달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최대 난적은 짧은 패스가 정확하고 다리가 빠른 일본이다.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여자 대표팀은 27일 열린 준결승에서 뉴질랜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29일 대적할 결승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