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도박은 우리 생활 속에서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있다.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 캠페인 ‘SAC(Stop&Clean)’을 펼치고 있는 스포츠동아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불법 스포츠도박 추방을 위한 사인회를 열었다. 사인회에는 두산 베어스 정수빈과 허경민이 참석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지난해 ‘세기의 대결’로 불린 프로복싱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8·필리핀)의 경기는 전 세계적 관심을 모았다. 이런 빅매치에 빠지지 않는 기사 중 하나가 도박사들의 베팅 판세다. 프로스포츠의 빅매치에는 항상 도박사들의 베팅 이야기가 뒤따른다. 이처럼 프로스포츠와 도박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국내에서 건전한 베팅 문화를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스포츠토토다. 스포츠토토는 2001년 도입된 체육진흥투표권(체육복표)의 명칭이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경기의 승패 또는 점수대에 일정 금액을 건 뒤 실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별로 환급금을 받는데, 2000년대 들어 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무분별한 베팅을 근절하기 위해 1인당 주 1∼2회 베팅이 가능하고, 금액 또한 10만원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만 20세 이상의 성인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발행하는 스포츠토토 외에 사설로 운영되는 스포츠도박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상한선을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스포츠토토와 달리 불법 스포츠도박에선 한 번에 수백만 원의 판돈이 오간다. 베팅 방법도 다양하다. 승패와 점수대뿐 아니라 첫 득점, 첫 홈런(야구), 첫 3점슛(농구) 등 경기 중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베팅이 가능하다. 또 사이트 접속 시 본인, 성인 인증절차 없이 접근이 가능해 1인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등록해 무제한적으로 베팅할 수 있다. 성인 인증절차가 없으니 청소년도 접근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불법 스포츠도박에 중독된 중·고교생들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불법 스포츠도박은 접근성까지 좋아졌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을 시간이 없어도 스마트폰을 통해 수시로 접속할 수 있다. 그 결과 이동이 잦은 연예인, 스포츠스타들까지 연루되는 일이 잦아졌다. 어느새 불법 스포츠도박은 우리 생활 속에서 조금만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