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학원이 울고 있다, 부정방지는 뿌리에서 근절
③'클린 K리그', 부정방지에 낮과 밤이 없다
④문체부, 부정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⑤부정방지 결국 문화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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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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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 베팅 산업의 아버지로 불린다.
경마와 경륜, 경정 등 한국에서 시행 중인 사행산업의 모태다. 뿌리가 깊은 만큼 산업적 구조 역시 탄탄하다. 일본의 경우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도입 역시 한국보다 3년 빠른 1998년이었다.
프로스포츠와 사행산업의 결합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일본 역시 토토 도입 당시 진통이 상당했다.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왜곡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일본 야구계의 전설로 추앙받는 나가시마 시게오 전 감독과 프로야구협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까지 반대 릴레이에 동참했다. 국회의 법안 제출이 3차례나 연기될 정도였다.
하지만 20년이 가까워지는 일본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은 큰 무리 없이 흘러가고 있다. 시장 규모는 최근 1004억엔(약 1조4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에 비해선 아주 작은 규모다. 그러나 스포츠 종사자의 부정 소식 등이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과연 한국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베팅을 '여가'로 생각하는 그들의 문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본 역시 도박 중독이 사회적 이슈가 될 만큼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의 영역에선 다른 문제다. 베팅은 소액으로 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스포츠의 가치'에 대한 종사자, 팬 간의 존중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선수들은 '프로'라는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경쟁을 뚫고 올라온 최고의 자리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팬들 역시 이런 선수들의 자세를 흠모하면서 존중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베팅은 '스포츠를 즐기는 부가적 요소'일 뿐이다. 스스로 부정을 방지할 수 있는 이런 인식이 일본 스포츠의 건전한 베팅 문화를 이끌어가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국내 사행산업 관계자는 "일본 선수들은 철저한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선수로서 가져야 할 마음자세를 중요시 하는 문화"라며 "팬들도 자신의 노력을 통해 프로로 성장한 선수들을 롤모델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물론 처음부터 부정방지 풍토가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은 아니었다. 프로야구와 스모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힌 바 있었다. 하지만 문제 발견 뒤 전경기 중계 및 제도 변경을 통해 승부조작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주력하면서 효과를 봤다. J리그는 '선제적 대응'으로 부정방지에 나섰다. 2012년 승부조작 스캔들이 세계적 규모로 확산되자 J리그 사무국이 '폭력단 배제 선언'을 통해 수사당국과의 협조 하에 주기적인 선수 교육 및 선수들이 온라인이나 전화상으로 부정을 신고할 수 있는 '헬프 라인' 운영을 시작했다. 또 온라인 베팅 사이트를 실시간 감시하면서 부정의심사례가 나올 경우 조기 경보를 발동시키는 등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
승부조작으로 홍역을 앓았던 유럽에서 부정방지를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리그 뿐만 아니라 클럽별로 엄격한 윤리 규정을 적용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교육한다. 대부분의 팬들이 길거리에 위치한 베팅업소를 찾되 경기를 즐기는 부가요소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모두가 정정당당을 외치지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근본적 힘은 문화에서 나온다.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스스로 명예를 소중하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이를 존중하는 문화가 부정방지를 위한 가장 단단한 토양이 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