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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비인기종목 활성화 특별기획] 펜싱, 아시아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로
2019-06-07

케이토토가 스포츠서울과 함께 비인기 종목 활성화를 위한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한국 스포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앞으로 아이스하키, 복싱, 레슬링, 역도 등의 주제로 연재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비인기종목 활성화 특별기획]

펜싱, 아시아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로




박상영이 지난 2016년 8월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불꺼진 대회장에 핀 조명이 내려앉으면 폭 2m, 길이 14m 규격의 피스트가 빛을 반짝인다. 그 위를 흰 유니폼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옆구리에 낀 검객이 은빛 칼날을 반짝이며 걸어 들어온다. 펜싱을 한 번이라도 직접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신비롭고 우아한 자태에 눈을 뗄 수 없다. 펜싱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이유도 ‘아름답고도 고급스러운 개인 종목’이라는 환상 덕분이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국제펜싱연맹 SK텔레콤 남녀 사브르 그랑프리에서 한국은 오상욱(23·성남시청)과 김정환(36·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남자부 개인전 금, 동메달을 따냈다. 여자부에서는 김지연(31·익산시청)과 서지연(26·안산시청)이 은, 동메달을 수확했다. 남녀 모두 메달을 획득한 것은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가 플러레에서 사브르로 바뀐 2015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김정환은 2017년 금메달, 지난해 은메달에 이어 올해 동메달을 따내 모든 종류의 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재미있는 점은 국가대표 정상급 펜서들이 경기를 치른 시간보다 팬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사인을 해주는 시간이 더 길었다는 것이다. 펜싱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다.




 

한국 펜싱 플러레 여자 청소년 대표팀. 사진제공 | 국제펜싱연맹
 


한국 펜서들의 국제대회 호성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고 플러레와 에뻬 등 세부종목, 남·녀를 불문하고 세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이른바 ‘1초 논란’을 불러 일으킨 신아람(32·계룡시청)의 통한의 눈물과 한국 펜싱 사상 첫 사브르 여자 개인전 금메달 획득 쾌거를 올린 김지연,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할 수 있다’ 열풍을 몰고온 박상영의 금빛 찌르기까지 환희의 순간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대한펜싱협회 오완근 사무처장은 2000년대 후반까지 변방에 머물던 한국 펜싱이 고속성장을 거듭한 비결에 대해 “회장사인 SK네트웍스의 전폭적인 지원과 합리적인 협회 운영 방식, 경기인들의 협조가 조화를 이룬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SK그룹이 회장사를 맡기 시작한 이후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토대로 대표팀 지원을 위한 드림팀을 구성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드림팀은 남녀 3개 종목 48명의 선수와 코치 6명 외에 의무트레이너 3명과 비디오 분석을 포함한 전력분석관 2명, SK스포츠단과 협회 직원, 체육과학연구원 전문가에 대표팀 전체를 총괄하는 총감독까지 아마추어 종목에서는 대규모 사단으로 꾸렸다. 오 사무처장은 “2009년 회장에 취임하신 손길승 전 SK텔레콤 명예회장께서 ‘우리만의 기술이 없으면 세계 무대에서 패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기술 향상에 매진한 게 빛을 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선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왜소하지만 손기술과 스피드가 뛰어난 한국인의 특성을 살려 ‘발 펜싱’을 본격화 한 것이 국제 경쟁력 향상에 큰 힘이 됐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청소년 대표팀 황현승 성현모 임재윤(왼쪽부터)이 4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 펜신선수권대회에서 금, 은, 동메달을 휩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펜싱협회


 
덕분에 최근에는 펜싱 강국 러시아에서도 기술 교류를 요청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레이트, 요르단 등 아시아 각국 펜싱협회에서 코치 파견을 요청할 정도다. 그러나 오 사무처장은 “단기간에 기량이 고속 성장하다보니 국내 펜싱 인구도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수요도 늘어나니 지도자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이미 많은 코치가 아시아 각국에서 펜싱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펜싱협회 최신원 회장이 아시아펜싱연맹 부회장에 선임된 뒤 “아시아 펜싱이 함께 세계 수준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한 터라 협회 지도자 육성과 국제심판 양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펜싱 코리아’가 하나의 명사처럼 여겨지기 시작하면서 동호인 인구도 증가 추세다. 오 사무처장은 “엘리트 펜싱 인구가 1600명 가량 활동 중인데 동호회를 포함한 클럽 펜서가 1000명을 웃도는 상황이다. 이른바 SKY대학에서는 3개 학교가 정기전 형태로 펜싱 동아리 대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11월 치른 회장배 전국 클럽 동호인 펜싱대회에는 88개 클럽 700여 명의 동호인이 집결해 협회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14년부터 동호인에게 문호를 개방해 피스트와 점수판 등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부터는 연 2회 개최하던 생활체육대회를 4회로 늘리고 엘리트 대회 앞뒤로 편성해 국가대표와 똑같은 환경에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펜서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규정도 신설할 예정이다. 초등학생을 위한 장비규정도 개정하고 펜싱부 창단을 위한 창단 지원금 등도 편성하는 것도 이사회 의결을 거쳤다.





한국 펜싱 사브르 남자 대표팀 오상욱 김계환 김준호 구본길(왼쪽부터). 사진제공 | 대한펜싱협회
 


아마추어 종목은 올림픽 금메달이 활성화의 시작과 끝이다. 그래서 2020 도쿄 올림픽 펜싱종목 종합우승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펜싱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2028 한국펜싱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해 다음 세대 육성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국제대회 성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팬층을 두텁게 해 펜싱 인구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한국 펜싱이 국민스포츠로 뿌리내리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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